[법보신문]“백제불교 뿌리 찾아 간다라 7회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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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남은 성지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만당 스님-상
마라난타 스님 고향에 꽃핀
간다라 불교문화 재현 발원
영광 마라난타사 건립 진행
중국 영파의 천동사도 연계
부처님이 북천축에서 아파랄라 용왕을 교화하고 중천축으로 돌아가던 중 “내가 열반에 들고 100년이 지난 뒤 한 비구가 저 땅에 정법을 전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던 카슈미르의 서쪽 피르판잘 산맥 너머에는 ‘불교미술의 고향’으로 알려진 간다라가 있다.
그러나 간다라는 불교미술만 발전한 곳이 아니다. 천축으로 구법행을 나섰던 현장법사가 “간다라 북쪽 단타로카는 수다나 태자가 나라의 보배인 흰 코끼리를 적국에 보시하여 쫓겨난 곳이고, 웃드야나의 몽게라는 인욕선인으로서 갈리 왕에게 지체를 절단당한 곳이며, 탁샤쉬라는 월광 왕이 천생(千生)에 걸쳐 자신의 머리를 보시한 곳”이라고 했던 것처럼, 간다라 일대는 부처님의 전생 무대로 불리는 특별한 곳이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에겐 무엇보다 백제에 불교를 처음 전한 마라난타 스님의 고향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 친밀감이 남다른 곳이다.
특히 백제불교 도래지이자 마라난타 스님이 백제에서 처음 세운 절 불갑사 주지인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만당 스님에게 간다라는 각별하다.
“무착, 세친, 법구, 여의, 협 존자가 모두 간다라 출신입니다. 때문에 불교 논사들의 고향으로 불리며 불교학의 산실이 된 지역이기도 합니다. 백제불교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마라난타 스님의 고향을 찾아 간다라를 일곱번 순례했는데, 스님의 고향으로 추정되는 마을까지 갔을 때는 알 수 없는 청량감에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고 따뜻해지는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만당 스님은 마라난타 스님의 고향이자 대승불교가 발달했던 간다라 지역의 불교문화를 그대로 영광 법성포에 재현할 것을 발원했다. 그 준비를 위해 1997년 당시 영광군수와 군의회 부의장 등 지역 관계자, 설계 담당 전문가 등 15명으로 구성된 답사단과 함께 처음 간다라를 찾았다.
“마라난타 스님의 고향으로 추정되는 마을에 들어설 때 싱그러운 기운이 솟아나는 경험을 하면서 ‘바로 여기’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후로 주한 파키스탄 대사관의 협조를 받아 현지 답사를 몇 차례 이어갔습니다. 페샤와르와 밍고라를 중심으로 한 간다라와 스와트 지역, 카슈미르를 순례하면서 옛 선지식들의 활동무대를 직접 보고 그분들의 구법열과 신심을 느끼는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스님은 그곳에서 처음 만난 간다라 최대 승원터 탁티바히가 낯설지 않았다. “평지에서 살짝 올라선 그곳에서 아랫마을이 내려다보이는 형상 자체가 불갑사와 닮은꼴이었습니다. 탁티바히 사원의 탑원 모양을 본떠 불갑사에 조성하려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불갑사에서 출가하고 34년째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 복원 불사에 전념하고 있는 만당 스님은 간다라 순례를 시작으로 마라난타 스님이 간다라를 떠나 중국을 거쳐 법성포로 오기까지의 길을 추적하고 있다. 중국 저장성 동북부 해안의 항구도시 영파를 찾았던 것도 그 때문이다.
간다라 순례를 시작으로 백제불교 도래지 성역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스님은 2002년부터 3년에 걸쳐 법성포에 마라난타사 건립을 위한 1차 불사를 펼쳤다. 그리고 불교 전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찾은 곳이 영파였다.
“항구도시인 저장성 영파가 마라난타 스님이 법성포로 출발한 지역이라고 판단해서, 그곳에서 마라난타 스님이 배를 타고 출발하는 모습을 재현했습니다. 스님 한 분이 마라난타 스님으로 분장해서 배를 타고 떠나는 모습이었고, 그 스님이 법성포에 도착하는 모습도 재현했습니다.”
만당 스님은 그렇게 법성포가 마라난타 스님의 기착지임을 밝히고 강조하는 행사를 통해 영광군민은 물로 국민들에게 백제불교의 최초 도래지를 각인시키고자 했다. 간다라와 영파의 천동사는 마라난타 스님의 전법행을 따라 나선 만당 스님의 마음에 그렇게 자리잡았다.
심정섭 전문위원 simjdd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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