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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 [먹방시대 공양을 생각하다] 6. 전국 사찰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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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댓글 0건 조회 3,613회 작성일 22-05-1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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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채 없이 제철 재료 사용…채식·건강 관심 커지며 각광


과식·불규칙 식습관으로 몸 상해가는 현대인에 적합

웰빙음식 평가 속에 사찰음식을 찾는 발걸음 많아져

“사찰음식을 연구하고 베푸는 일도 불자 포교 일환”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한국불교문화사업단] 


경주 불국사 옆 작은 마을. 혜연 스님이 20여년 넘게 운영해 온 향적원은 채개장으로 유명하다. 채개장은 채소 국물에 나물과 버섯을 넣어 끓인 얼큰한 국물음식이다. 고기와 파, 양파 등을 넣지 않고 버섯과 들깨, 산나물 등으로 맛을 낸다. 매일 직접 재료를 선별해 만든 천연 조미료를 사용했다. 연자죽샐러드, 표고탕수이, 가지단호박구이, 버섯철보채, 잡채, 전골 등으로 구성된 코스요리도 인기메뉴다. 연잎밥과 콩으로 만든 콩까스를 찾는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경주 불국사 옆에서 혜연 스님이 운영하는 사찰음식전문점 향적원의 채개장. 

경주 불국사 옆에서 혜연 스님이 운영하는 사찰음식전문점 향적원의 채개장.[향적원] 


과식과 불규칙한 식습관, 인스턴트 음식 등과 부족한 운동량으로 몸이 상해가는 현대인들에게 채식 위주의 사찰음식은 훌륭한 대안으로 주목받아왔다. “담백하고, 정갈하며, 영양가 넘치는 웰빙음식”이라는 평가 속에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전국적으로 다양한 사찰음식전문점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불규칙한 식습관, 인스턴트 음식, 부족한 운동량으로 몸이 상해가는 현대인들에게 불교의 음식문화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불규칙한 식습관, 인스턴트 음식, 부족한 운동량으로 몸이 상해가는 현대인들에게 불교의 음식문화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조계사 앞에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원경 스님)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발우공양’이 있다. 2017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미셀린 가이드 1스타 레스토랑에 선정되기도 했다. ‘발우공양’은 음식을 먹는 일도 진리를 깨닫는 과정으로 이해하며 선(禪)·원(願)·염(念)·희(喜)·법식(法食) 등 불교의 가르침이 담긴 다섯 메뉴로 운영하고 있다. 메뉴가 사계절마다 제철음식으로 바뀌며 술적심, 죽상, 상미(嘗味), 담미(噉味), 승소(僧笑), 유미(愈味), 입가심 코스로 음식이 나온다. 인사동거리에 있는 ‘산촌’도 눈에 띈다. 범어사에서 출가해 사찰음식전문가, 작가, 화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산 스님이 사찰요리에서 영감을 받아 각종 산나물을 창의적으로 선보인다. 산채 모듬나물, 고사리, 도라지, 두부 등을 다양하게 해석한 반찬과 깊은 산속 사찰을 떠올리게 하는 인테리어, 매일 오후 8시에 진행하는 전통공연이 산촌만의 특색이다. 

넷플릭스 ‘셰프의 테이블’에도 출연한 정관 스님이 운영하는 경기도 수원 ‘두수공방’도 다양한 사찰음식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내가 온전히 식재료가 되고, 식재료가 몸을 통해 내가 되는 것. 그것이 바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라는 정관 스님의 음식 철학을 바탕으로 한국의 채식문화를 재발견하고 재해석했다. 스님이 직접 준비하고 조리하는 제철 식재료와 전통 발효 재료로 조리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한 가지 식재료를 깊이 탐구하는 ‘두수고방 원테이블 라이브 다이닝’도 선보이며 올해 상반기는 콩을 주제로 다양한 두부요리를 코스로 맛볼 수 있다. 

경기도 여주 ‘걸구쟁이네’는 전병, 김부각, 두부, 샐러드 등의 디저트와 19여 가지의 나물반찬, 버섯철판구이, 나물뚝배기밥을 제공하는 ‘나물밥상’을 운영한다. 광주 무등산 입구의 ‘수자타’는 뷔페식으로 입맛에 맞게 골라 담을 수 있다. 각종 채소와 나물로 만든 반찬들과 쌀밥, 찰밥, 보리밥 등 다양한 종류의 밥을 제공하며 젓갈, 장, 한과 등을 따로 판매한다.

경남 거창 감토산자락의 ‘베지나랑키친’은 사찰요리를 현대식으로 접근한 전문 채식 요리를 선보인다. 각종 샐러드와 견과류를 곁들인 연잎밥 정식이 대표메뉴다. 흑미콩까스, 아보카도롤&샐러드, 제철 나물 비빔밥도 별미로 손꼽힌다. 경남 하동군 쌍계사 옆 ‘사찰국수’는 들깨가루와 표고버섯, 메밀로만 만드는 국수가 인기다. 곁들여 제공하는 감자전과 파전, 손칼국수 등은 자극적이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다. 사찰국수 옆 건물에 위치한 ‘단야식당’은 더덕산채정식을 찾는 손님이 많다. 더덕구이, 더덕초무침 등과 생수 대신 제공하는 반발효 차도 단야식당의 별미로 불린다. 

경북 대구의 ‘금강사찰음식’은 텃밭에서 직접 기른 채소들을 주재료로 코스요리와 곤드레밥, 비빔밥 등을 제공한다. 코스요리는 연자죽, 매실청 샐러드, 마·약콩 강정, 우엉잡채, 가지새싹롤, 상추대 장아찌, 메생이전 등을 맛볼 수 있다. 경북 청도군 ‘강남반점’은 스님들도 식사가 가능한 사찰자장면과 사찰짬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버섯으로 요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경북 경주의 ‘연화바루’도 있다. 주 메뉴인 ‘바루특정식’은 연잎차, 제철 과일과 양상추로 만든 샐러드, 단호박 완자 등으로 구성된다. 또 비빔밥을 먹고 나면 그릇을 씻어먹을 수 있는 숭늉을 제공해 약식 발우공양을 체험할 수 있다.

강원 평창 극락사 주지 자용 스님이 월정사 앞에서 직접 운영하는 ‘스미타’는 ‘송이솥밥정식’이 대표메뉴다. 버섯을 주재료로 한 각종 솥밥과 비빔밥, 직접 만든 유자소스로 버무린 샐러드가 인기다. 많은 불자들의 요청 속에 최근 마포 다보빌딩 지하 1층에 개업한 ‘맛있는 밥 스미타’는 맛집으로 소문나며 식객들의 발길이 잇따른다. 직장인들을 고려해 뷔페식으로 운영하며 커피, 과일디저트 등도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자용 스님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 음식의 양과 질은 높이고 가격은 낮춰 조금이나마 도움 주고 싶다”며 “전통적이고 간이 약한 사찰음식은 현대인의 건강을 도와줄 대안식”이라고 소개했다. 스미타는 수익금 대부분을 어린이 포교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극락사 연화유치원, BBS불교방송의 어린이 프로그램 ‘룸비니 동산’ 등 어린이 포교에 힘써온 자용 스님은 “사찰음식을 연구하고 베푸는 일도 포교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전문적으로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사찰음식 조리법을 지도하는 전문 교육기관도 생겨나고 있다. 서울 종로 향적세계는 여러 제철음식을 12주의 초‧중‧고급 과정으로 지도한다. 전 과정을 수료한 수강생은 ‘사찰음식 전문조리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종로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은 다양한 사찰음식 전문서적이 구비돼 있으며 월 별로 4주간 제철 한상차림·스님손맛 반찬비법 강좌와 1일 요리·다식만들기 체험을 즐길 수 있다. 5월 한상차림으론 애호박만두, 죽순무침, 느타리들깨탕, 생표고깻잎쌈 등을, 스님손맛 반찬비법은 유부조림, 피망잡채, 방풍목, 더덕냉채 등을 교육할 계획이다.

사찰음식 명장 선재 스님이 직접 운영하는 사찰음식문화센터도 화제다. 전국비구니회관이 위치한 서울 법룡사 1층에 자리잡은 문화센터는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스님과 일반인들에게 다양한 사찰음식 강좌를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식진흥원 이사장 선재 스님이 지도하는 전통 조리법으로 제철 음식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다. 스님은 “뭇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한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사찰음식은 환경보존에 큰 역할을 하고있다”며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다연지사찰음식교육원’은 사찰음식 명장 대안 스님의 레시피로 계절별로 학기를 나눠 조리법을 지도한다. 현재 봄학기(4~6월)가 진행 중이며 진달래화전, 쑥버무리떡, 가죽장아찌, 두릅전병, 미나리들깨즙탕, 곰취쌈밥, 제피잎풋콩조림 등의 요리법을 가르치고 있다. 재료 손질부터 완성까지 직접 만들며 그날 배운 음식은 수업 후 함께 공양한다. 경기도 양평군 ‘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원’은 사찰음식전문요리사 1·2급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전문 교육기관이다. 주말반 수업은 매월 1회 둘째 주 일요일 오후에, 평일반은 둘째 주 수요일에 각각 네시간씩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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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