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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불교]칠석에 견우·직녀 돼볼까...‘오작교 템플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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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댓글 0건 조회 706회 작성일 24-08-1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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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0~11일 조계사 경내서
청춘남녀 20명 대상으로 진행
‘썸’타는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
최종 투표서 커플 2쌍 탄생해 

새로운 인연을 맺기 위해 청춘남녀 20명이 조계사로 모였다 (사진=조계사 템플국 제공) 새로운 인연을 맺기 위해 청춘남녀 20명이 조계사로 모였다 (사진=조계사 템플국 제공)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烏鵲橋)를 타고 다시 만난 칠월 칠석. 서울 조계사에도 소중한 인연을 찾기 위해 청춘 남녀 20명이 부푼 가슴을 안고 모였다. 

조계사(주지 원명 담화 스님)가 주최하는 ‘나는 절로 칠석 조계사 오작교 템플스테이’가 와 직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담긴 칠월 칠석을 맞아 8월 10~11일 양일간 경내 템플스테이관 3층 담소에서 개최됐다. 잊혀 가는 세시풍속을 되살리고 시대적 과제인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이날 템플스테이에는 총 20명 모집에 40~50여 명이 몰려 2: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조계사는 사전에 나이, 종교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을 선발했다. 

환영사를 하는 조계사 부주지 탄보 스님환영사를 하는 조계사 부주지 탄보 스님

첫날 본격적인 일정에 앞서 조계사 부주지 탄보 스님은 환영사를 통해 “여러분들은 견우와 직녀가 1년에 딱 한번 오작교를 통해 만나는 칠월 칠석에 만났다”며 “사람 간의 만남을 두고 불교에서는 인연이라고 부른다. 부디 부처님의 도량 조계사에서 아름다운 인연 많이 맺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저스트비 홍대선원 주지 준한 스님의 특강이 이어졌다. 준한 스님은 먼저 서로 도반(道伴)이 될 것을 참가자들에게 주문했다. 스님은 “두 사람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집착 없는 큰 사랑을 위한 공부를 함께 하는 것이 도반”이라며 “이번 칠석에 서로 도반이 되고 좋은 인연으로 발전해서 멋진 사랑하는 부처님 제자가 됐으면 한다”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명사 특강을 진행한 홍대선원 주지 준한 스님명사 특강을 진행한 홍대선원 주지 준한 스님

조계사는 참가자들에게 사찰을 안내하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조계사 내 대웅전, 관음전, 백송, 회화나무에 대한 설명을 들은 참가자들은 직접 범종루에 오르기도 했다. 범종루에 위치한 사물(四物)은 온 세상 생명들을 일깨우기 위해 마련됐다는 봉사자의 설명에 참가자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각 전각에 담긴 의미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오후 3시 20분, 오전 일정을 모두 마친 참가자들은 서로의 견우와 직녀를 찾기 위해 한 명씩 자기소개에 나섰다. 참가자들은 나이, 직업, 가치관, 취미 등을 밝히며 스스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뇌과학 연구원, 게임 개발자, 간호사, 교사,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선남선녀들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태블릿을 이용해 자신을 소개하거나 대본을 준비해 사전 준비를 해온 참가자들도 있었다. 

회사 후배의 권유로 이번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윤보영(남, 자동차 연구원, 34) 씨는 “평소 버킷리스트에 있던 템플스테이도 하고 좋은 인연도 찾으러 참여하게 됐다”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지만 그 가운데서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민다희 (여, 이직 준비 중, 30) 씨는 “조계사가 좋은 기회를 열어줘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을 찾으러 왔다”며 “솔직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며 기대를 밝혔다. 

태블릿을 활용해 자기소개를 하는 남성 참가자태블릿을 활용해 자기소개를 하는 남성 참가자

자기소개까지 마쳤지만, 참가자들은 사이에는 여전히 긴장감이 흘렀다. 이에 템플국 국장 선해 스님의 ‘싱잉볼 명상’ 시간이 진행됐다. 스님이 연주하는 맑은 싱잉볼 소리에 참가자들의 몸과 마음에 평안함이 찾아왔다. 신규엽(여, 교사, 32) 씨는 “명상하기 전에 여러 생각이 많이 떠올랐다. 하지만 소리에 집중하면서 생각을 내려놓으니, 마음이 차분해졌다”고 후기를 밝혔다.

이윽고 1차 호감 투표를 통해 자신의 ‘소울 메이트’를 정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자기소개 시간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확인한 참가자들은 나눠준 쪽지에 맺어지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신중히 써내려갔다. 매칭 된 커플은 1:1 데이트를, 이에 실패한 참가자는 경내 관음전에서 ‘컵등’을 만들 예정이다.

1차 호감 투표를 진행하는 참가자들1차 호감 투표를 진행하는 참가자들

1차 호감 투표 결과로 한 쌍의 커플이 맺어졌다. 1차 커플은 서로 마주 앉아 1:1 데이트를 진행했다. 학생 시절 추억, 유학 경험, 직장, 취미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가 이어졌다. 수줍게 인사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어느새 두 사람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저녁에는 각종 게임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썸타는 레크레이션’ 시간이 준비됐다. 불교레크레이션 협회 유상진 MC가 사회를 맡아 옆 사람과 손으로 ‘LOVE’를 만드는 러브 박수, ‘법우야’, ‘사랑해’를 외치는 꽥꽥꽥 게임 등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유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이루어졌다. 레크레이션 시간이 끝나자, 처음 만났었을 때의 어색함은 이제 찾아볼 수 없었다. 

끝으로 모든 참가자가 참여하는 ‘1:1 로테이션 집중 토크’가 진행됐다. 두 명씩 짝을 지은 참가자들은 서로를 마주 보고 자리에 앉았다. 한 쌍당 주어진 시간은 10분, 시간이 되면 남성 참가자들이 옆 자리로 이동해 여성 참가자들과 모두 대화를 나눌 수 있게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서로를 깊이 알아가기 위해 “사는 곳은 어디세요?”, “이상형은 어떻게 되세요?”, “반려동물은 키워보셨나요?”와 같은 다양한 질문을 적극적으로 주고받았다. 

1대1 로테이션 집중 토크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는 참가자들1대1 로테이션 집중 토크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는 참가자들

1차 커플로 매칭된 이청현(남, 자영업, 37) 씨는 “조계사 단기출가 인연으로 이번 템플스테이까지 참여하게 됐다. 커플 성사와 관계없이 (상대방이) 쪽지에 내 이름을 적어줬다는 사실 자체가 감사해”라며 “대화를 나누다 함께 조계사 청년회에 다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이 소중한 인연을 이어 나가고 싶다”며 참가 소감을 밝혔다. 

이튿날은 참가자들이 2차 호감 투표로 최종 매칭 커플을 발표하는 ‘마음 정하기’, 종무행정지원단장 스님과의 차담 시간으로 진행됐다. 

‘나는 절로 칠석 조계사 오작교 템플스테이’에서는 총 2쌍의 커플이 탄생했다. 매칭에 성공한 커플들은 “인연이라는 것이 참 신기한 것 같다. 여러분들도 모두 다 같은 마음으로 좋은 인연 만나셨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템플스테이를 기획한 유한상 조계사 템플국 팀장은 “참가자들이 소극적일까 봐서 걱정이었는데 프로그램 마다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어 기획자로서 뿌듯하다”며 “성과에 따라 추후 같은 종류의 템플스테이를 기획할 의향이 있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김민재 수습기자 

 

 김민재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