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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사찰음식에서 기후위기 해법 모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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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댓글 0건 조회 1,068회 작성일 24-06-1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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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기후위기 그리고 사찰음식 토크콘서트

한국불교문화사업단, 5월 22일
정관 스님·에릭 리퍼트 셰프
조희숙 셰프·공만식 교수 초청
사찰음식 주제로 이야기 나눠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만당 스님)이 5월 22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공연장에서 사찰음식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기후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응할 대안으로 사찰음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사람, 기후위기 그리고 사찰음식’을 주제로 동서양전문가들이 왜 사찰음식이 각광 받고 있는지 살펴보고 사찰음식의 가치, 나아가야할 방향성,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토크콘서트는 김유신 불교문화사업단 연구원의 사회로 사찰음식 명장 정관 스님, 에릭 리퍼트 ‘르 베르나텡’ 총괄셰프, 조희숙 한식공간 셰프, 공만식 동방문화대학원대 교수가 참여했다. 

▲음식이란 무엇이며, 음식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정관 스님: 음식은 정신적 에너지와 육체적 에너지를 연결시켜 준다. 그리고 음식의 원천은 자연이다. 따라서 음식은 자연과 식물, 인간의 관계를 맺어주는 연결고리다.
조희숙 셰프: 음식은 단지 연명을 위한 수단이 아니다. 정신적 에너지를 얻고 음식을 통해서 카타르시스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음식은 몸과 마음을 살리는 약이라고 본다.
공만식 교수: 음식에는 자연과의 관계, 인간 관계들이 내재돼 있다. 식품영양학과 같은 학문들은 음식이 갖고 있는 이러한 관계를 제거하고 음식만을 본다. 불교경전에서는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갖고 있는 윤리수준에 적응한다고 본다. 선,악에 따라 질이 결정된다. 윤리적인 태도를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음식을 바라보는 시각이 확대돼야 한다.

▲기후 위기가 점점 심화되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기현상이 자주 발생되고 있다. 온실가스를 기후위기 주범으로 꼽는데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10% 가량을 음식물 쓰레기가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에릭 리퍼트: 안타깝게도 음식이 고르게 분배되고 있지 않아 많은 음식이 낭비되고 있다. 미국에서 만들어지는 식품중 연간 30%가 버려진다. 하지만 작은 방식으로도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레스토랑이나 음식 만드는 식품회사, 관련 업계에서 음식을 기부해주는 재단을 설립했다. 야채, 과일 등 신선한 재료를 직접 가져가 요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8000만 파운드를 기부했다.

조희숙 셰프: 사찰음식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오관게를 접했다. 이 안에 모든 것이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음식을 하는 사람이나 먹는 사람에서 음식의 근원을 생각하는 마음, 그 뿌리를 생각하는 자세가 이루어지면 먹거리를 소홀히 대할 수 없다. 결국 자원의 낭비, 지구온난화 등의 문제도 우리가 조금은 늦출 수 있지 않나.
 

▲사찰음식과 한식이 가진 특징과 장점은, 방향성을 짚어보자면
조희숙 셰프: 한국은 국토 70% 이상이 산이고 사계절이 있고 3면이 바다다 보니 식재료가 풍부하다. 발효된 장을 가지고 맛을 내며 다양한 채소음식이 있다. 재료들을 잘 저장하고 갈무리 하는 방법들이 많아 채식위주의 식생활에 굉장히 유리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밥과 채소 반찬을 기본으로한 고유의 상차림을 잘 발달시키면 미래 음식, 대중화가 될 것으로 본다.

▲사찰음식이 갖는 의미란 무엇이며, 왜 기후위기 해법으로 사찰음식에 주목하는가
정관 스님: 음식의 근원을 생각하고 이해하면 지속가능한 대안으로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사찰음식 체험 프로그램에서 발우공양을 진행했는데 먹을만큼만 음식을 덜고, 다 먹은 후 물로 그릇을 씻어 마시게 했다. 그랬더니 어떠한 쓰레기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자연 보호, 생명존중 나아가 기후 위기 극복의 해답을 사찰음식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의미다.

에릭 리퍼트: 사찰음식의 첫인상은 아름다움이었다. 단순히 여기서 그친 것이 아닌 그 이상이며, 안에 심오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양과 달리 음식에 접근하는 방법이 다르다. 불교에서는 음식을 약으로 여긴다. 육가공류를 배제한 자연의 재료로만 만드는 것뿐 아니라 요리를 하는 것도 수행의 일환으로 여기다 보니 먹는 사람의 마음과 지구환경까지 생각하게 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향유해야 하는 음식의 미래를 보여주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음식이다.

조희숙 셰프: 지구 온난화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이것저것 시도하고 있다. 이건 정부의 노력으로 될 것만이 아닌 개인이 나서야 할 문제다. 기후위기는 음식과도 연결돼 있다. 우리는 불교 정신에 입각해 음식의 소중함을 깊이 새겨야 한다. 내가 받은 음식의 근원을 생각한다면 지구온난화 주범인 음식물 낭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조금 불편하게 살고 배고프게 살더라도 기후위기를 생각하고 건강한 지구를 물려줄 수 있는 길을 고민해야 한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