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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 템플스테이 사찰 속 ‘인스타 맛집’에 MZ세대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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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댓글 0건 조회 2,639회 작성일 23-11-1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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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감성 저격 ‘이색 사찰’ 눈길

디지털 환경 친숙한 ‘MZ세대’
최신 트렌드와 이색 경험 추구

‘인스타맛집’ 템플스테이사찰서
‘인생샷’ 촬영 후 SNS에 올려

사발커피 사찰음식 반려묘 등
사찰만의 특화프로그램 주목

이전세대와 다른 사진촬영법
첨단기술 통한 편집도 눈길

MZ세대가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이색적인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템플스테이 사찰 속 ‘인스타 맛집’에 몰리고 있다. 사진은 인스타 맛집으로 떠오르고 있는 고성 화암사 전통찻집 청황에서 두 여성이 차를 마시면서 인생샷으로 수바위를 촬영하는 모습.
MZ세대가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이색적인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템플스테이 사찰 속 ‘인스타 맛집’에 몰리고 있다. 사진은 인스타 맛집으로 떠오르고 있는 고성 화암사 전통찻집 청황에서 두 여성이 차를 마시면서 인생샷으로 수바위를 촬영하는 모습.

‘MZ세대’는 1980년대~1990년대 초중반생인 밀레니얼세대(M세대)와 1990년대 중후반~2010년대 초반생인 Z세대를 묶어 부르는 대한민국만의 신조어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 모바일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특히 MZ세대는 SNS를 기반으로 유통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소비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MZ세대 사이에서 템플스테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들어 무교이지만 불교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절에 가면 마음이 평온해진다는 ‘무불교’가 유행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사회적 현상이기도 하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템플스테이 참가자 중에는 20대가 27.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그 다음이 30대로 23.6%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대의 경우 2017년 이후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두 세대를 합치면 51.4%로 절반이 넘는 수치다. 이는 템플스테이 주 참가자들이 2030 젊은 계층임을 보여주며, 비율 또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 다음으로 50대가 20.4%, 40대 14.4%, 60대 10.3%, 10대 2.5%, 70대 이상 1.0%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승연(29세, 서울) 씨는 2박3일간의 강릉여행 중 1박2일코스로 가볼만한 템플스테이를 SNS, 블로그 등지에서 검색하다가 후기 등 평가가 좋아 현덕사를 찾게 됐다. 11월2일부터 3일까지 강릉 현덕사 템플스테이를 찾은 하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1박2일 쉬기 너무 좋음!❤️”이라는 글과 함께 해시태그로 ‘현덕사’ ‘템플스테이’ ‘강릉여행’을 붙였다. 또한 현덕사에서의 사진 촬영 명소인 ‘툇마루’에서 앉아, 현덕사에서만 맛볼 수 있는 ‘사발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사진을 비롯해 현덕사가 키우는 반려견 보리와 현덕이, 현덕사의 주변 풍경 등을 사진 6장에 담아 함께 올렸다.

하 씨는 “조용한 산사, 이쁜 밤하늘, 귀여운 보리와 현덕이, 스님과의 포행, 사발커피 등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전체적으로 좋았다”면서도 “특히 아침 공양 후 커피 전문가 수준의 스님이 직접 내려준 커피를 마시며 차담을 나누는 등 사발커피를 마신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지난 10월29일 강원도 고성 화암사의 전통찻집 청황(옛 란야원)에서 만난 최현기(30세, 경기도 성남) 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인스타그램에 올릴 소위 ‘인생샷’을 건지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냉오미자차 뒤편으로, 절정을 이룬 가을 단풍에 물든 금강산 자락의 수바위를 함께 담아내기 위해서다.

통유리 너머의 수바위를 촬영할 수 있는 창가쪽 자리는 청황의 명당자리로, 주말마다 이곳에 앉기 위해서는 눈치작전을 벌여야 하는 건 기본일 만큼 인기가 높다. 청황에서 일하고 있는 최상미 씨는 “예전부터 화암사 수바위가 유명했지만 tvN 예능프로그램 ‘여름방학’에서 배우 정유미와 최우식이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젊은 커플 중심으로 ‘인스타 맛집’을 찾아 전통찻집 청황을 많이 찾아온다”면서 “MZ세대들은 호박식혜나 냉오미자차를 많이 시킨 뒤 통유리 너머의 수바위를 배경으로 사진 찍어 SNS에 올리는 일이 하나의 공식처럼 인식될 만큼 인기가 높다”고 밝혔다.

하승연 씨가 현덕사에서만 맛볼 수 있는 ‘사발커피’를 마시며 툇마루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하승연 씨가 현덕사에서만 맛볼 수 있는 ‘사발커피’를 마시며 툇마루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MZ세대는 템플스테이 체험이나 사찰 참배 후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다양한 SNS를 통해 남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자신만의 색다른 체험을 알리는 데 열중한다. 단체나 모임보다는 자신의 행복을 중요시할 뿐만 아니라 자기 주장과 개성이 뚜렷하고 모바일과 SNS환경에 익숙한 이들만의 특징이 그대로 베어나온 셈이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힐링하며 재충전하는 템플스테이에서도 소위 ‘인스타 맛집’ 투어를 통해 남들과 다른 색다른 경험을 해보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TV 예능프로그램이나 인플루언서의 블로그나 SNS 등을 통해 유명세를 탄 곳을 남들보다 먼저 찾아가 경험하는 것은 기본. 봄의 전령사 통도사 홍매화(자장매)를 비롯해 시원함을 전하는 삼화사 무릉계곡, 가을 단풍 명소 용문사 은행나무, 눈 덮인 월정사 전나무숲길 등 계절마다 변화하는 산사의 모습도 발빠르게 담아내기 마련이다.

MZ세대가 많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에서는 ‘#템플스테이’를 검색하면 게시물이 9만개가 넘게 검색된다. 특히 이들 게시물을 살펴보면, 같은 사찰의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더라도 이전 세대와는 다른 색다른 촬영기술을 선보인다. 사진촬영에서도 인물보다는 풍경이 주를 이루던 이전 세대의 사진촬영과 달리 MZ세대는 표정과 동작 하나에도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기 마련이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최신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며 편집기술 또한 화려하다.

일반인의 예상을 뛰어넘는 사찰에서의 버스킹공연, 캠프파이어, 와인 족욕 등 이색 프로그램도 MZ세대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마련이다. 최근들어 K-푸드로 떠오르고 있는 사찰음식 또한 절이 주는 고즈넉함과 더불어 채식 위주의 건강식을 즐길 수 있다는 입소문이 널리 퍼지면서 백양사 천진암과 서울 진관사 등 사찰음식 명장 스님들이 주석하는 사찰 템플스테이는 인기가 높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 시대를 맞아 개와 고양이가 사찰의 마스코트가 된 절도 MZ세대의 사랑을 받는 사찰로 손꼽힌다. 특히 금산 신안사에는 앞 못 보는 고양이 ‘심안이’를 비롯해 10여 마리의 사찰묘들이 신안사 대중은 물론 템플스테이 참가자, 참배객들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블로그 별명 ‘두두’를 사용하고 있는 한 블로거는 “책 읽다가 냐옹이랑 놀고 싶어서 공양 건물 가다가 보현아~문수야~하고 불렀는데 강아지처럼 뛰어와서 궁딩이 붙임ㅠㅠ 이 세상 귀여움이 아니다 사랑해 문수”라는 글과 함께 고양이 사진과 동영상 수십 컷을 올리며 사찰묘와 함께 한 신안사 템플스테이 후기를 남겼다.


인스타그램 아이디 ‘cha○○○○’가 “사실 고양이 보려고 간 템플스테이”라는 글과 함께 올린 신안사 템플스테이 사진.

 

박인탁 기자 parkintak@ibulg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