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 "기초과학 연구와 불교 수행은 다르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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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 전법의 중심 불교동아리 ⑧ 이과대학 ‘자연과(科) 함께’
학생에 친근한 동아리가 목표
불교문화 배우고 스포츠 함께
‘템플’ 참가로 마음 쉬는 경험
연구·수행 과정 觀과 닮아있어
‘화쟁형 인재’로 성장하길 기대
동국대학교 불교동아리 자연과함께 권기운 지도교수, 김준범 회장, 지도법사 일윤스님이 명진관 이과대학 명패를 가리키며 불교동아리 가입을 권유하고 있다.
동국대학교 이과대학 불교동아리 ‘자연과(科) 함께’는 지난 5월9일 창립했다. 수학, 화학, 통계학 등 자연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청년 불자로서 학문과 마음을 갈고 닦으며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할 것을 발원했다.
청년불자로서 첫 발을 떼는 만큼 활동 기조는 학생 친화적인 방향으로 잡았다. 어렵고 엄숙한 분위기 대신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었다. 동아리 회장인 김준범 수학과 학생은 11월26일 이과대학 학생들이 단합할 수 있는 스포츠는 물론 불교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지난 1학기에는 지도법사 일윤스님과 2번의 정기법회를 가졌으며, 연등행렬을 위해 이과대학생들의 발원이 담긴 등을 직접 만드는 시간도 가졌다. 또한 지난 8월 서울 화계사 템플스테이에도 참가했다.
김준범 학생은 화계사 템플스테이가 마음을 쉬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 됐다고 했다. 이과대학 학생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보궐선거를 통해 학생회장에 당선됐는데, 선거 기간 당선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여러 사람들을 신경 쓰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화계사 템플스테이는 생각과 감정을 내려놓는 경험이 됐다. 템플스테이 지도 법사스님과 가진 차담 시간이 특히 인상적인 경험이었다고. 이과대학 불교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요즘은 굳이 남에게 잘 보이려고 애쓸 필요가 없구나 나에게 집중하며 내 인생을 살면 되겠다”고 마음을 굳히게 됐다고 말했다.
준범 학생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불교는 어렵다는 인상을 갖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절에 가면 엄숙한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했다. 하지만 ‘MZ세대’에 맞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 종교도 시대에 맞게 바뀌어가는구나’ 느낀다고. 이과대학 친구들과도 변화하는 불교에 대해 이야기를 종종 나누는데 “진짜 확실히 변했다”고 의견이 모인다고 했다. 최근 동국대 학생 불자들의 축제인 ‘영캠프’를 비롯해 20대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백상원 학감인 일윤스님은 자연과함께 지도법사를 씨앗을 뿌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교리를 공부하고 사찰을 정기적으로 찾으며 신행하지 않더라도 불교문화를 접하는 자체가 큰 의미라고 평가했다. 당장은 불자가 되지 않더라도 불연의 씨앗이 발아할 계기는 분명 찾아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내다봤다.
또한 스님은 학생들에게는 절수행이 적합할 것이라고 봤다. 스님은 몸과 마음은 연결돼 있다면서 요즘 학생들은 학업 등으로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긴 만큼 절을 하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도 훌륭한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와 수행은 다르지 않다. 다만 몰입의 대상과 목적이 다를 뿐이다. 동아리 지도교수 권기운 교수는 수학 등 자연과학은 깊이 사고하고 창조적인 생각을 도출해내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연구 문제 답을 도출해냈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문제에 매몰돼서도 너무 떨어져서도 안된다면서 이러한 과정이 마음을 바라보는 불교 수행인 관(觀)과 통하는 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공 공부를 통해 사고 능력을 배양하고 불교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함양한다면 순수 학문은 물론 융합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화쟁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회장 김준범 학생과 지도법사 일윤스님, 지도교수 권기운 교수는 “학생들간 소통을 확대하겠다” “다른 단과대 지도법사 스님들과 논의해 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 등 이과대학 불교동아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준범 학생은 “이과대학 불교동아리 자연과함께는 불교문화는 물론 운동과 전공공부도 함께할 수 있는 공동체”라며 “학생들이 스펀지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있으니 많이 가입해주길 바란다”고 권유했다.
지도법사 일윤스님과 함께하는 정기법회.
지도법사 스님이 학생에게 수계첩을 전했다.
이도열 기자 bbh753@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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