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최치원문화제 ‘고운사찰음식축제’ 포스터. 의성최치원문학관 제공
의성군 최치원문학관(관장 김정희)은 19일부터 20일까지 고운사(주지 등운스님)와 최치원문학관 일원에서 ‘제3회 최치원문화제’를 개최한다.
이번 문화제는 신라 말기 사상가이자 문필가였던 고운 최치원의 정신을 기리며, 전통과 현대 문화를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가을의 정취를 더할 예정이다.
최치원문학관(경상북도 의성군 단촌면 구계리 180-1) 전경. 의성군 제공
최치원은 신라 말기의 혼란 속에서 유불도(儒佛道)의 3교(敎)의 조화를 통해 사회 통합을 도모한 인물로, 해동문종(海東文宗)이라 불리며 한국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매년 열리는 이 문화제는 단풍이 물드는 고운사 일대에서 최치원문학관을 배경으로 방문객들에게 힐링과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재3회최치원문화제 ‘고운사찰음식축제’ 프로그램 일정표. 의성최치원문학관 제공
행사 첫날인 19일 오전 11시에는 의성차향기다도회(회장 신숙이) 회원들의 주관으로 최치원 선생에게 헌정하는 고유제(헌공다례)가 열린다.
고유제는 최치원의 정신과 가르침을 기리는 엄숙한 의식으로,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행사다.
이어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김주수 의성군수, 박형수 국회의원(의성·청송·영덕·울진군), 최훈식 의성군의회 의장, 이충원·최태림 경북도의원을 비롯한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소원풍선 날리기가 진행되며, 축제의 개막을 축하한다.
축제의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인 고운사 사찰음식 축제에서는 27개 말사가 준비한 다양한 사찰음식을 무료로 제공한다.
방문객들은 단호박스프, 연자죽, 유부김밥 등 전통 사찰음식의 진가를 직접 맛볼 수 있으며, 김장아찌와 인절미 만들기 등 전통 음식 체험 행사도 마련돼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동화스님과 경률스님은 각각 19일과 20일에 사찰음식 시연을 통해 전통 불교 식문화의 비법을 선보일 예정이다.
관람객들은 이 시연을 통해 사찰음식의 깊은 맛을 배울 수 있으며, 직접 맛볼 기회도 주어진다.
첫날 오후에는 지역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고운 청소년 예술제’가 열리며, 최치원의 문집 계원필경집을 주제로 한 학술발표회가 이어진다.
이후에는 젊은 소리꾼과 현대무용, 통기타 공연이 어우러진 ‘고운 산사음악회’가 열려, 고운사의 단풍 속에서 낭만적인 가을 저녁을 만끽할 수 있다.
둘째 날에는 ‘고운문화예술제’와 함께 에코프로 상임고문 이동채가 최지원의 인백기천 정신을 주제로 하는 ‘인백기천 토크 콘서트’가 마련된다.
이와 함께 젊은 세대를 위한 뉴진스님의 EDM 공연과 소리꾼 최예림과 비보이의 협업 공연도 펼쳐져,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의성군이 지난 7월 최치원문학관 및 고운사 일원에서 ‘천년숲길 맨발걷기’ 행사를 진행했다. 정우스님, 권택한 교장, 등운 큰스님, 김주수 의성군수, 최훈식 의성군의회 의장, 이충원 경북도의원, 지무진 의성군의회 부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맨발로 걸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의성군 제공
특히, 최치원문학관에서 고운사 일주문까지 이어지는 천년숲길은 신라시대 고승 의상대사와 대문장가 최치원이 걸으며 학문을 연구하고 시를 읊었다는 전설이 깃든 곳이다.
지질학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가 담긴 이 숲길에서의 맨발 걷기 체험(어싱·earthing)을 통해 방문객들은 신발과 양말을 벗고 대지와 교감하며 자연 속에서 힐링을 느낄 수 있다.
이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특별한 체험으로, 축제의 백미 중 하나로 기대된다.
축제 기간 동안 최치원문학관과 고운사 일대에서는 단청파우치 만들기, 민화 키링, 비즈 팔찌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운영된다.
패밀리존에서는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체험 부스가 운영되며, 단촌 할머니가 그린 그림을 전시하는 소박한 미술전도 열려, 지역 예술가들의 참여를 더욱 빛나게 할 예정이다.
아울러 의성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고운문화장터도 운영돼, 지역 특산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조계종 제16교구본사 고운사(경북 의성군 고운사길 415) 전경. 의성군 제공
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 등운 큰스님은 “이번 최치원문화제를 통해 많은 분이 사찰음식과 불교의 가르침을 경험하며 마음의 평안을 찾길 바란다”며 “고운사와 최치원 선생의 정신이 어우러져 가을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정희 관장은 이번 축제를 초대하며 “이번 문화제가 단순히 최치원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자리를 넘어, 그분의 사상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하고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가을의 정취를 즐기면서 함께 공감하는 ‘통합과 상생’의 축제 한마당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고운사 천년숲길의 절정에 달한 단풍들을 보며 깊어가는 가을을 즐기는 힐링의 시간이 되길 바라며, 또한 의성군과 최치원문학관, 고운사 등이 함께 볼거리, 즐길거리, 체험거리를 풍성하게 마련한 만큼 많은 주민들과 관광객이 찾아와 함께 즐겨주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