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불교] 템플스테이로 맺어진 인연들에 감사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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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기획 템플스테이 & 피플2
김태영 강화 전등사 템플스테이 담당 팀장
2006년부터 전등사서만 실무
경험만큼 연속성·전문성 보장
“친절하다” 응원에 보람 느껴
“발전 위해선 질적 성장 필요”
김태영 팀장은 20년 가까운 세월동안 템플스테이 운영을 총괄한 베테랑 실무자다.
“템플스테이만큼 무수한 인연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또 어디 있겠어요. 잊을만하면 새롭게 찾아오는 인연들이 반갑고 고마울 뿐이죠.”
무뚝뚝하게 내뱉은 한 마디에 그의 진심이 짙게 묻어났다. 김태영 강화 전등사 템플스테이 담당 팀장은 그야말로 베테랑 실무자다. 20년 가까운 세월 템플스테이 운영을 총괄했다. 프로그램 준비부터 공문 제작과 행정업무, 참가자 안내와 응대까지, 원활한 템플스테이를 위한 모든 과정에 그의 손길이 세심하게 닿아 있다. 오랜 세월만큼 충분히 익숙해진 일이지만, 템플스테이를 통해 만나는 다양한 인연들이 있기에 매순간 새로운 경험이다.
김 팀장이 전등사에서 템플스테이 실무를 맡은 것은 2005년부터다. 2002년 템플스테이가 첫걸음을 내딛었으니, 시행 초창기부터 20여 년 가까이 한 사찰에서만 실무 경험을 쌓은 셈이다. 이는 전국 150여개 템플스테이 운영사찰(예비 운영사찰 포함) 중에서도 이례적인 일로, 탄탄하게 축적된 경험 덕분에 업무 연속성과 전문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템플스테이와 첫 인연은 전등사 회주 장윤 스님의 권유에서 비롯됐다.
“당시 저는 전등사 주지 소임을 맡고 있던 장윤 스님을 곁에서 보좌하는 수행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어느 날 스님이 행정업무도 배워보라고 추천하셨죠. 종무소에서 일을 하다 보니 템플스테이 업무까지 맡게 됐습니다. 우연한 기회였지만 평소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스님 덕분에 지금까지 있을 수 있었네요.”
전등사 템플스테이를 찾는 참가자는 연간 3000~4000여 명. 그간 김 팀장이 템플스테이를 통해 스친 인연은 몇만 명에 달한다. 무수한 만남 속에서 마주한 소중한 인연들은 이제 김 팀장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됐다.
3년 전 어느 무더운 여름날, 전등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했던 탈북자 A씨는 “여전히 고향에는 갈 수 없지만 이제는 전등사가 있어 든든하다. 마치 고향의 친정처럼 느껴진다”며 아이처럼 웃었다. 마주한 밝은 모습에 김 팀장도 뭉클해진 마음으로 미소를 건넸다. 절로 환희심이 솟았다.
범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층간소음으로 고통받던 B씨는 템플스테이를 통해 비로소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 B씨의 긍정적인 변화에 김 팀장은 더욱 힘이 났다. “꼭 또 오겠다” “고생한다” “친절하다”는 참가자들의 응원에는 더없는 보람을 느낀다.
“갖가지 사연을 가진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이 사찰을 찾습니다. 소음에서 벗어나고 싶거나, 일상에 지쳐서, 또는 관광 중 우연히 방문하는 경우도 있겠죠. 사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하룻밤이 그들에게 ‘쉼’이 되고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면 그걸로 제 역할을 다한 것 아닐까요.”
최근 김 팀장은 참가자들이 직접 선택하고 참여하는 것을 선호하는 트렌드 변화에 따라 새로운 체험 프로그램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싱잉볼 테라피와 호흡명상, 하타요가 등 웰니스를 접목한 프로그램을 비롯해 사찰림을 활용한 걷기 명상, 지역 연계 프로그램 등. 선택지가 다양할수록 사찰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템플스테이 진행과정을 안내하고 있다.
템플스테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애정 어린 쓴소리도 허심탄회하게 내놨다. 김 팀장은 “템플스테이가 시작된 지 20년이 지났으니 이제는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이 필요한 때”라며 “템플스테이에 대한 포럼 등을 확대해 노하우를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실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하고 있다. 김 팀장은 매년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진행하는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행정, 예약관리, 회계, 트렌드, 서비스 등을 익히고 있다.
“이왕 템플스테이와 인연을 맺었으니 할 수 있는 순간까지 항상 최선을 다해 임하고자 합니다. 템플스테이 실무자 1급 자격에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실무경력 20년을 채우면 서류·면접을 통해 템플스테이 실무자 1급 자격이 주어지거든요, 제가 지금 2급인데 아직 1급은 아무도 없습니다. 또 1급은 아무래도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에서도 상징적이니까요. 먼 훗날 제가 퇴직하더라도 템플스테이 기반을 만들어 놓고 간 선배가 이곳에 있었구나 하면서 자부심을 느끼면 좋겠습니다.”
김내영 기자 rlasodud09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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