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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일보][코로나 블루 치유, 명상 탐구] 5. 철강도시 포항, 명상 활성화로 힐링도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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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댓글 0건 조회 2,813회 작성일 22-09-2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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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산책의 도시 포항…'명상 구심점' 세워 쉼의 가치 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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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사띠명상센터 안에서 앉기 명상을 하고 있는 참여자들. 황영우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코로나 블루’가 만연하고 있다.

실직과 소득 감소 등 개인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정신건강복지센터 불안 장애 상담 건수는 2020년 상반기 1만8931건으로 지난 2019년 1만3067건보다 44.8%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30세대인 MZ세대를 중심으로 심리상담카페 이용은 물론, ‘명상’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명상의 가치와 효과를 실제 사례를 통해 5편에 걸쳐 조명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문화도시 서울, 명상의 선두 도시로
2. 4대 종교 성지 전남 영광군, 힐링과 명상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3. 경주 감포, 불교 통해 세계 명상의 중심 꿈꿔
4. 충북 충주 깊은산속옹달샘, 생활명상의 허브 센터로
5. 철강도시 포항, 명상 활성화로 힐링도시 탈바꿈

△철강도시 포항, 명상 통한 정신문화 성장 가치 뛰어나
포항은 흔히 포스코와 철강산단을 위시한 공업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근대사에서 포항은 어업이 이뤄지는 전형적인 바닷가 마을이었지만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우향우(右向右) 정신’ 하에 포스코가 설립되고 철강산업이 발전하면서 인구가 증가해 오늘날 경북 제1의 도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철강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철강산업과 연계한 물류 등 기반산업도 동반 성장하면서 도시 자체의 경쟁력을 키워나갔다.

하지만 현재 포항은 일정부분 정체돼 있는 상태다.

전국 대다수 지자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포항은 인구 50만 선이 무너지는 등 인구 감소의 문제에 직면하게 됐고 포항지진, 지역 불경기와 코로나19에 이어 최근 태풍 ‘힌남노’ 피해까지 연이어 시름하고 있다.

포항시민들은 이 과정에서 힘듬을 극복하려 하지만 이중고를 넘어 삼중, 사중고를 겪으며 도시 전체가 힘들어하는 실정이다.

힘겨워 하는 포항시민을 위해 ‘명상’이라는 정신문화 정립이 절실해지는 순간이다.

그러나 포항시에는 시민들을 위한 전용 명상 공간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고 있다.

각 개인이 사설화한 명상 센터 등은 몇 곳이 있지만 시와 연계하면서 포항시민의 치유와 힐링을 선도할 구심점이 사실상 없다.

현존하는 센터 간의 교류를 이끌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명상에 쉽게 접근토록 안내 역할을 할 수 있는 일종의 ‘허브 센터’ 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통상 명상은 종교인, 수행자 등 일반인이 아닌 특별한 사람들이 전문적으로 행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으나 서울의 온라인 ‘마보’ 명상앱은 물론이고 충북 충주의 ‘깊은산속옹달샘’ 같은 오프라인 컨텐츠도 전국의 폭넓은 관심과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명상은 정신 집중을 통해 마음을 고요히 하고 비우는 정신 수양법으로서 동서양 전체에 치유효과가 이미 다수 논문으로 입증된 바 있다.

신경증, 심신증, 자율신경실조증 등 치료효과에다 흡연자가 최소 기간 안에 금연 가능 확률이 높아지는 점, 고교생들의 학업성적을 높이는데 유효한 점, 신체적 통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점 등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명상은 스트레스를 줄인다는 데서 현대인에게 더욱 필요한 방법이라는 것이 학계 정설로 자리잡고 있다.

△포항, 명상 중요성 인식한 사람들의 자발적인 시작도 이어져

이미 명상의 효과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임도 구성돼 있다.

표항의 ‘사띠명상센터’가 그 중 한 곳이다.

사띠는 ‘알아차림’이라는 뜻이다.

이 센터를 사비를 털어 마련하고 운영 중인 공봉학(58) 변호사는 바쁜 일상 업무 중에서도 명상 수련을 빼놓지 않고 있다.

공 변호사 역시, 부다팔라 스님으로부터 명상을 정식으로 접하면서 그 효과를 실제 체험했고 이를 주위 사람들 및 시민과 나누고자 센터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벌써 수년간 센터 운영 하에 ‘사띠 명상’을 경험한 누적 인원 수만 해도 800여 명에 이른다.

이 곳은 실제 수련시간이 되면 가장 먼저 ‘걷기 명상’부터 시작한다.

경북일보 취재진도 함께 체험에 나선 이 명상 커리큘럼은 생각보다 단순하고 이해도 쉬웠다.

그저 왼발과 오른발을 교차하며 걸으면서 땅과 접촉할 때마다 왼발이 닿으면 ‘왼발’, 오른발이 닿으면 ‘오른발’을 머릿 속으로 되뇌이며 알아차림 한다.

30분간 걷기 명상이 끝나면 다음으로 ‘앉기 명상’이다.

어려운 가부좌 자세를 할 필요가 없이 다리를 서로 걸치지 않은 채 편하게 ‘아빠다리’와 유사하게 놓은 뒤 시작하게 된다.

아랫배에 정신을 집중하면서 숨을 들이쉴 때 배가 나오면 ‘일어남’, 숨을 내쉴 때 배가 들어가면 ‘사라짐’을 떠올리며 신체와 정신적 힘듬 자체가 마음으로 비집고 들어갈 수 없도록 고요히 한다.

잡념이 많이 일 수도 있지만 문제가 되진 않는다.

그저 그때마다 다시 아랫배로 돌아와 일어남과 사라짐을 재차 이어가면 그만이다.

이를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평온해지고 머리가 맑아지기 시작한다.

이 순간이 바로 ‘명상’의 효과를 느끼기 시작하는 단계다.

명상이 끝나면 바로 공 변호사의 인문학 강의가 함께 한다.

수많은 책을 섭렵한 그의 방대한 지식과 더불어, 명상을 신비화하거나 어렵게 느껴지지 않도록 ‘명상 또한 과학이자 하나의 마음 기술’이라는 핵심 대전제가 강의 전반에 수차례 반복된다.

명상의 순간순간을 함께 공유하면서도 각각 다른 주제를 핵심으로한 다양한 강의를 통해 명상이라는 거대개념을 각자가 개별적 판단을 거쳐 이해도를 높인다.

명상 수업 전과 후 모두,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청소와 정리가 행해진다.

모두가 함께 꾸려가는 공간, 과학적 기술인 ‘명상’을 함께 공유하는 공간이라는 정의가 이 곳을 관통한다.

이 곳뿐만 아니라 포항에는 현재 10여 곳에 이르는 사설 명상센터가 설립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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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봉학 사띠명상센터 원장. 황영우 기자


△명상 전문가 3인에게서 듣는 포항 명상 활성화 방안

공봉학 사띠명상센터 원장은 대학 시절때부터 명상에 관심이 많아 스스로 수련을 시작했다.

당시 유행했던 인도 구루(Guru)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다양한 서적을 탐독했다.

10년 넘게 개인 수행을 하면서 일정 부분 효과를 체험하자 명상을 더욱 깊게 수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굳건해졌다.

‘스스로 돕는 자를 하늘이 구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에겐 부다팔라 스님과의 인연이 이어졌다.

부처님 명상법인 위빠사나를 배우면서도 과학적 효과에 대한 직접 체험을 정리하면서 사비로 센터를 세운 뒤 오늘날에 이르게 됐다.

공봉학 원장은 “포항은 기반 인프라가 어느정도 구성돼있다. 사람들은 자연을 좋아하면서 이미 명상에 끌리고 있는 것을 본능적으로 안다”며 “하지만 전문적이면서도 체계적인 구심점 역할을 할 대규모 공간이 경북 제1 도시 위상과는 다르게 없다. 명상은 신비에 국한된 것이 아닌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하나의 ‘기술’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 효과를 느끼고 ‘잘 살아가는 인생’을 체험해봤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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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원 보경사 주지스님. 황영우 기자


탄원(59) 보경사 주지스님도 명상의 일상화를 강조한다.

일반인들도 명상을 쉽게 접하고 적용할 수 있다는 것.

더욱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생각을 정리하거나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하면서 정신집중을 하는 것 등 모두가 어찌보면 명상의 거시적 범주에 포함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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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내연산에 위치한 보경사 대웅전 모습. 황영우 기자


보경사 템플스테이 역시, 일반인들의 치유 힐링을 위한 ‘니즈’(Needs)에 착안해 폭포수 명상, 산책길 걷기 등 일상생활 근심을 내려놓고 순간 그 자체를 느긴다는 것에 초점이 잡혀있다.

탄원 스님은 “보경사도 포항지역 명상 활성화를 위해 보탬이 되겠다”며 “자연과 함께하는 명상이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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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원 깊은산속옹달샘 대표. 깊은산속옹달샘 제공


고도원(71) 깊은산속옹달샘 대표는 언론인, 청와대 연설비서관 등 사회적 성공을 크게 이뤘었다.

하지만 연설비서관 생활 5년간 단 4일만 쉬는 강행군 끝에 쓰러져 병원에 입원해 생사 기로에 놓였다.

고 대표는 그 순간, 자신의 삶에 대한 돌이킴과 함께 ‘쉼’에 대한 가치를 다시금 깨달았다고 한다.

이전부터 주변 지인들에게 공유하던 ‘아침편지’를 대중에게 전파하는 시스템을 공식화하면서 명상에도 입문해 그 가치와 효과를 체험하게 됐다.

자신의 몸과 마음의 건강도 회복되면서 이 ‘기쁨’을 더 많은 사람과 함께 하기 위해 펀딩을 통한 깊은산속옹달샘을 건립한 후 현재까지 이어지게 됐다.

고도원 대표는 “나 역시 과거 동네 꼬마시절, 동네 형들의 이유 없는 괴롭힘으로 힘들어했다. 그때 아버지가 가르치신 것이 책의 중요 구절에 표시를 해두는 것이었다”며 “이것이 오늘날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만들게 됐고 명상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공유하게 됐다”라고 했다.

이어 고 대표는 “포항은 명상 정신문화가 정립되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며 “깊은산속옹달샘 건립을 통한 경험을 빌자면 지자체의 의지와 지원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센터도 지원 등을 할 용의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포항, 철강을 넘어 치유 힐링 도시로 나아가야

포항은 철강도시이자 해안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숨은 ‘산책의 도시’이기도 하다.

포항시 전체 등산로만해도 520.496㎞(남구 207.579㎞, 북구 312.917㎞)에 달한다.

비학산, 내연산, 운제산, 구룡포 말목장성, 도음산, 봉좌산, 도심권 단절숲길 등 데크 설치와 숲길 정비를 통한 준비된 등산 산책길이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환동해 중심도시라는 표방에 걸맞게 해파랑길의 연장선이자 바닷가를 낀 산책로인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이미 명상 정신문화의 기본적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자연 생성된 해안가는 물론이고 포항시 핵심 사업으로 마련된 철길숲 등 그린웨이 공간은 인프라 확장성은 물론이고 시민들과 외부 방문객들로 하여금 다양한 코스 선택지를 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반에도 불구하고 명상이 꾸준히 이어지는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허브 센터’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현재 포항시 산하 지진트라우마 센터에서 일부 명상 강좌가 진행되고 있지만 참석률이 저조하거나 프로그램 자체 기간과 방향이 체계적이지 않으면서 현실적인 활성화가 어려운 실정이다.

공간 협소 등도 장애물로 남아 있다. 포항지역 대표 명상 센터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순간이다.

출처 : 경북일보 - 굿데이 굿뉴스(http://www.kyongbu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