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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 에디터들의 내돈내산 다양한 비건 식당 리뷰

메종 에디터들의 내돈내산 다양한 비건 식당 리뷰

건강도, 맛도 챙기는 비건 요리의 세계.

풍족한 사찰 음식 한 상, 산촌

통인동과 인사동 사이에는 유달리 골목마다 자리한 숨은 맛집이 많다. 산촌 또한 그런 음식점이다. 곳곳에 놓인 불화나 석탑, 등 같은 소품을 보면 이곳이 어떤 음식을 취급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사찰 음식 연구가로 유명한 정산 스님이 문을 연 이곳은 대개의 동종 음식점과 달리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사찰 음식 한 상 차림을 만날 수 있다. 별도의 메뉴 선택은 불가하고 대신 코스 요리 한 가지만 주문할 수 있는데, 구성은 총 세 가지로 나뉜다. 몇 달 동안 발효시킨 솔잎주와 함께 목이버섯, 고수, 열무김치가 애피타이저 격으로 나오며, 서브 메인인 배추전과 더덕무침, 튀각으로 감칠맛을 느낄 즈음 메인 차림이 등장한다. 야생초와 산나물로 구성된 7종의 산채 모둠 나물과 된장찌개 돌솥밥, 각종 곁들임 반찬이 테이블을 가득 메우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것. 대개 나물이 여러 종류로 반찬에 나올 경우, 비슷한 양념으로 버무릴 때가 많아 본연의 향이나 맛이 느껴지지 않고 어떤 나물을 먹었는지 당최 모르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향이 강한 나물은 기본적인 간만 맞춰 음미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나, 비교적 익숙한 미나리나 고사리 등은 새콤한 맛의 양념으로 버무려 다채로운 식사가 가능했다. 그렇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솔잎주다. 오랫동안 발효시켜 마치 오미자차를 먹는 듯한 시큼함과 솔잎의 시원한 향이 동시에 느껴지는데, 한 잔씩 아껴 먹으며 반찬과 함께 반주 격으로 마시면 식욕이 마구 샘솟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다만, 늘 많은 사람이 찾아 느긋하게 차례를 기다려야 할 수도 있으니 여유로울 때 가볼 것을 추천.

TEL 02-735-0312

 

 

채식 입문자를 위한 몽크스 부처

스님의 정육점이라는 이름에서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몽크스 부처는 다채로운 베지테리언과 비건 플레이트를 만날 수 있다. 좁고 긴 문을 열고 암흑같이 어두운 계단을 조심스레 따라 올라가면 클래식한 공간이 나타난다. 마치 산 꼭대기에 있는 사찰을 찾는 기분. 채식 레스토랑이라 생소한 메뉴가 기다릴 것 같지만, 메뉴는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다. 이곳은 햄버거, 파스타, 치킨 등 대중적인 메뉴로 구성되어 있어 채식 문화 입문자에게 제격이다. 대표적인 메뉴인 오리지널 비욘드 버거&프렌치프라이는 수제 햄버거집에서 마주하는 햄버거 세트 비주얼과 똑같다. ‘눈은 속일지라도 혀는 못 속이지’ 하고 한입 베어 무는데 이 패티가 정말 대체육이 맞나 싶을 만큼 실제 육고기 같다. 한우보다 비싸다는 비욘드 미트를 사용해 각종 채소와 살사 소스가 어우러지며 맛의 풍미를 더했다. 고기 흉내를 내는 어설픈 대체육이 아니라 만족스러웠다. 햄버거에 이어 들깨 머시룸 크림 파스타를 주문했는데, 들깨가 들어가 고소했고 적당히 느끼했다. 파스타 메뉴는 모두 글루텐프리 면으로 변경이 가능하다. 맛있게 그리고 배부르게 잘 먹고 계단을 내려오는데 기분이 묘했다. 분명 비건 레스토랑에 왔는데 이탤리언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파스타 같은 경우는 다른 레스토랑에서도 맛볼 수 있는 메뉴로 조금 차별성이 아쉬웠다. 특별하고 신선한 채식스러운(?)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더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는 디너를 추천한다.

INSTAGRAM @monksbutcher

오리지널 비욘드 버거&프렌치프라이

 

비건 프렌치 레스토랑, 씨젬므쥬르

두부 마요네즈가 더해진 바삭한 웨지 감자

소위 ‘인스타 감성’이 나는 비주얼에 신경 쓰느라 가장 중요한 맛이 1순위에서 밀려난 곳이 많아 안타까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송리단길 먹자골목에 자리한 이곳은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로컬 맛집이다(!)라는 확신이 섰다. 4인 테이블 3개와 2인 테이블 1개뿐인 단출한 구성에 왠지 모르게 신뢰가 가는 외국인 손님들. 한국에서는 아직 비건 메뉴의 선호도가 낮은 탓일까, 비건 음식점에 가면 외국인 손님의 비중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비건 레스토랑 씨젬므쥬르는 고기 대신 병아리콩과 혼합 곡물을 사용하고 다양한 채소로 만든 요리를 선보인다.

병아리콩으로 만든 노미트볼

로제 생면 파스타

이곳의 대표 메뉴는 노미트볼과 생면 파스타. 노미트볼은 이름 그대로 고기가 들어 있지 않은 볼로 병아리콩과 혼합 곡물, 특제 소스와 다양한 채소로 만든 야채 볼이다. 개인적으로 병아리콩을 다져 둥근 모양으로 튀긴 경단을 납작한 빵과 함께 먹는 중동 음식 팔라펠을 좋아해서인지 입맛에 딱 맞았다. 두 번째로 시킨 메뉴는 로제 파스타는데, 우유 생크림 대신 토마토소스에 두유를 첨가해 만들었으며 은근하게 매콤한 맛이 느껴져 느끼함을 잡아줬다. 여기에 알알이 씹히는 콜리플라워가 식감을 더했다. 참고로 이곳의 모든 파스타는 듀럼이 30% 수준으로 적게 함유된 로글루텐 생면으로 매장에서 직접 면을 뽑아 신선한 맛을 볼 수 있다. 배달 앱을 통해 집에서도 먹을 수 있으니 다음 번엔 가벼운 아침 식사로 시도해볼 예정. 그리고 한 가지 알고 가야 할 것은 두부 마요네즈가 더해진 바삭한 웨지 감자가 듬뿍 담긴 사이드 메뉴가 서비스로 제공되니 음식의 양을 참고하고 주문하면 좋다. 위에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도 맛에 충실한 비건 레스토랑 씨젬므쥬르를 추천한다.

INSTAGRAM @sixieme_jour

 

자극적인 비건의 맛, 스파이스드

시계 방향으로 타코 라이스, 구운 콜리플라워, 키마 커리 라이스

달랑 3개의 테이블만 있는 작은 가게이지만 비건을 비롯해 미식가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나있는 스파이스드를 찾았다. 채식 메뉴에 대한 편견은 보통 슴슴하다로 표현되곤 한다. 스파이스드는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서 자신들을 “맵고, 짜고, 시고, 향이 나는, 호불호가 ‘강한’ 음식과 비건 소스를 만듭니다”라고 명시했다. 중동 지역의 음식이나 태국, 베트남 등 향이 강한 메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몹시 기대가 됐다. 주문한 메뉴는 가장 무난하게 먹을 수 있다는 ‘오키나와 타코 라이스’와 ‘키마 커리 라이스’ 그리고 사이드 메뉴인 야채 스프링 롤과 구운 콜리플라워. 일본 오키나와 섬의 로컬 푸드인 타코 라이스는 향신료의 향과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다. 타코를 볼 형태로 풀어놓은 듯한 맛! 기대했던 키마 커리 라이스는 향신료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커리 메뉴로 각종 콩과 채소 등으로 계속 퍼먹게 되는 메뉴다. 고기 한 점 들어있지 않은데도 포만감이 상당했다. 여기에 촉촉하고 바삭하게 튀긴 야채 스프링 롤은 댄싱사이더의 애플사이다를 곁들이니 두 배 더 맛있었다. 원래도 짜게 먹지 않지만 왠지 채소 위주의 메뉴는 먹고 나면 헛헛하거나 입이 심심했는데 스파이스드의 메뉴는 그런 부분을 잘 채워줬다. 개인적으로 향신료나 맛의 강도가 좀 더 강했으면 더 맛있게 먹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국적인 맛의 비건 메뉴를 찾고 있다면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INSTAGRAM @spiced_cafete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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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의 조력자

다양한 디자인이 커틀러리와 주방 집기

다양한 디자인이 커틀러리와 주방 집기

미식의 시간을 한껏 빛내줄 든든한 지원군, 다양한 디자인의 커틀러리와 주방 집기를 모았다.

 

 

1 다섯 번 이상 흙갈색 옻칠 과정을 거쳐 짙고 우아한 밤색이 돋보이는 젓가락은 칠몽 제품으로 요소 갤러리에서 판매. 1만9천원대.
2 네덜란드 디자이너 듀오 스홀턴&바잉스 Scholten&Baijings가 동아시아의 젓가락을 모티프로 삼은 컬러풀한 컬러 스틱은 대나무와 너도밤나무를 소재로 다채롭게 구현한 배색이 특징이다. 헤이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6개 세트 4만원.
3 망치로 금속을 두드려서 형태를 잡는 단조 기법으로 제작한 바 스푼은 황동 표면에 주석을 붓으로 도금해 황동의 변색과 특유의 냄새를 잡았다. 챕터원에서 판매. 3만8천원
4 자연스럽게 벗겨진 칠마저 멋스러운 포크는 은과 옻칠로 완성한 것으로 조은숙 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에서 판매. 11만원.
5,6 세심한 만듦새와 다채로운 색상의 손잡이가 인상적인 윤커틀러리는 무형문화재 이형근 유기장과 허명욱 작가의 옻칠로 완성한 것. 하우스윤에서 판매. 수저 20만원, 포크 24만원.
7,8 다양한 색으로 옻칠한 나무 손잡이가 돋보이는 포크와 숟가락은 박성철 작가의 작품으로 그릇에 닿는 접촉 면의 경사를 달리해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용을 따로 제작했다. 조은숙 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에서 판매. 5만원.
9 다소 야성적인 만듦새가 인상적인 케이크 포크는 손잡이 부분에 거칠게 표현된 표면으로 독특한 그립감을 자랑한다. 세락스 제품으로 짐블랑에서 판매. 1만6천2백원.
10 식탁 상판에 닿지 않도록 두꺼운 곡선 형태로 제작한 손잡이가 특징인 숟가락은 매트한 블랙 컬러로 고급스러움을 살렸다. 더호랑 제품으로 챕터원에서 판매. 3개 세트 6만원.
11 밀도 높은 자작나무로 제작되어 훌륭한 그립감과 사용감을 자랑하는 옻칠 젓가락은 더콘란샵 코리아 PB 제품으로 더콘란샵. 4개 세트 4만5천원.
12 평평하지만 세밀한 질감과 색 표현이 인상적인 플레인 타일은 키엔호.

 

 

큰 식재료를 집을 수 있도록 제작된 집게는 나무와 스틸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자라홈에서 판매. 1만원대.
2 치즈나 레몬 등을 잘게 갈 수 있는 그레이터는 슬림하지만 물결 형태의 손잡이로 쉽게 미끄러지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헤이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2개세트 3만4천원.
국이나 소스를 담을 수 있는 볼 부분이 오픈된 형태로 제작되어 편리하게 부을 수 있는 실용적인 국자는 핀터녹스 제품으로 우아한 곡선과 광택을 자랑한다. TWL에서 판매. 3만3천4백원.
4 놋으로 제작한 칼날 부분과 멋스러운 옻칠 손잡이가 조화를 이루는 나이프는 하우스윤 제품. 24만원.
5 아치 나이프는 날이 잘 들면서도 마모되지 않게 특수 이온 플레이팅 기법으로 만든 아치 공법으로 칼날을 갈지 않아도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다. 이택수 장인과의 협업으로 제작돼 경도와 무게 모두 만족스러운 사용감을 자랑한다. 챕터원에서 판매. 12만3천원.
6 단단한 석재에 내추럴한 톤으로 마감해 멋스러운 스푼겸 서버는 말린 곡물이나 샐러드를 옮겨 닮을 때 유용하다. 자라홈. 1만1천원.
전통 리벳 방식으로 제작된 핸들로 한층 더 견고하고 섬세한 하드 치즈나이프는 아즈마야 제품으로 TWL에서 판매. 8만9천원.
끝 부분에 6cm크기의 스푼이 달려있어 작은 과일이나 채소를 쉽게 쥘 수 있는 가위형태의 주방집게. 스테인리스스틸로 제작돼 녹이 쉽게 생기지 않아 오래 사용하기 좋다. 트라이앵글 제품으로 29cm에서 판매. 3만1천2백원.
9 황동 소재로 제작된 미니 치즈 나이프는 더콘란샵에서 판매. 3개 세트 5만9천원.
10 칼날을 수직으로 세워 찍어 누르듯 사용해 식재료를 잘랐을 때 단면에 물결 형태가 나타나는 크링클커터는 트라이앵글 제품으로 29cm에서 판매. 2만9천원.
11 소스나 재료 등을 계량할 수 있는 4개 사이즈의 계량스푼은 자라홈. 5만5천원.
12 보통 크기의 컵이나 머그에 찻잎을 담아 우려내기 적합한 크기로 제작된 티 스트레이너는 금색 고리가 달려 있어 매달아 보관하기 용이하다. 펠드스파 제품으로 더콘란샵. 13만원.
13 세 가지 색이 음영처럼 표현된 헥스 타일은 키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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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이현실

어시스턴트 에디터

강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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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스트 피자

프란시스코 미고야의 '모더니스트 피자'

프란시스코 미고야의 '모더니스트 피자'

<모더니스트 퀴진>을 출간한 네이선 마이어볼드와 프란시스코 미고야가 이번엔 <모더니스트 피자>를 출시했다. 음식의 ‘멋’에 집중하는 이들의 음식 사진은 한 점의 예술작품과도 같다.

 

앤디 워홀의 작품을 모티프로 한 뉴욕 스퀘어 피자.

 

핸드폰에 촬영 기능이 장착되면서 음식 사진은 가장 흔하게 찍는 사진이 되었다. SNS 기록용으로 음식 사진이 올라오기 시작하자 ‘맛’보다는 ‘멋’이 핵심이 되었고, 성공하는 레스토랑은 무엇보다도 음식이 보기 좋고, 인테리어와 식기가 예쁜 인스타그래머블 성지가 되어야 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전문가의 놀랍고 창의적인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요리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은 흥미롭기만 하다. 아마추어의 세계에 비로소 전문가가 등장했다고나 할까. <모더니스트 퀴진>, <모더니스트 브레드>에 이어 지난가을 출시된 <모더니스트 피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모더니스트라는 이름부터가 이들의 세계가 가히 예술의 경지임을 말해주는 듯하다. 저자 네이선 마이어볼드 Nathan Myhvold와 프란시스코 미고야 Francisco Migoya의 이력은 더욱 특이하다. 먼저 네이선 마이어볼드를 검색해보면 마이크로소프트 최고 기술책임자였던 인물이 등장하는데, 동명이인인가 하면, 바로 그가 요리에도 일가견이 있는 이 책의 저자와 동일 인물이다. 14세 때 대학에 입학한 수재로 수학과 물리학을 공부한 후 스티븐 호킹 박사 아래에서 박사를 취득한 후 연수까지 마친 그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난 이후 지적벤처스를 공동 설립하여 수많은 특허 기술을 냈다. 일하는 틈틈이 요리학교를 다닌 그는 자신의 창조적 재능과 과학 지식을 결합해 2012년 <모더니스트 퀴진>을 출간했고, 이 책으로 제임스 비어드 재단상을 수상했다. 공동 집필자인 프란시스코 미고야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출신의 부모님 아래 멕시코 시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다양한 음식의 세계에 둘러싸여 성장할 수 있었고, 프랑스에서 학위를 받은 후 뉴욕에서 요리사로 경력을 쌓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전문가다.

 

귀세페 아르킴볼도, 봄, 1563.

 

약 5만 명의 팔로어를 지닌 그의 인스타그램을 방문하면 그가 만든 음식은 가히 조각 혹은 건축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의 첫 책 <모더니스트 퀴진>이 무려 2438쪽 5권의 볼륨으로 이루어졌다면, 이번에 출시된 <모더니스트 피자>는 단출하게(?) 3권으로 마무리되었으나, 여전히 1708쪽에 달하는 묵직한 분량을 자랑한다. 1권은 피자의 역사와 원리를, 2권은 기술적인 요소와 재료에 대한 탐구를, 3권은 이들만의 독특한 레시피를 담았다. 피자가 단지 배를 채우기 위한 음식이 아니라 인류학적, 사회학적, 지리, 과학적 소산임을 밝히고 거기에 이들의 역량을 더해 요리법까지 담은 것이다. 화제의 다큐멘터리 <누들 로드>를 즐겨 봤던 이라면 분명 좋아할 만한 콘텐츠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예술작품을 차용한 듯한 피자들이다. 야채를 얇게썰어넣은 피자는 빈 센트 반 고흐의 ‘별이빛나는밤에’의 회오리 치는 붓 터치가 연상되고, 동그랗게 빨간 점을 찍은 피자는 영락없이 야요이 쿠사마의 호박작품으로보인다. 야채를 꽃 모양으로 썬 피자는 앤디워홀의 플라워 시리즈에 대한 오마주가 아닐 수 없고, 피자의 고향 이탈리아 지도도 형상화했고, 미국의 지도도 등장한다. 전작 <모더니스트 브레드>에도 다양한 종류의 빵을 조합해 쥐세페 아르킴볼도의 인물화처럼 보이는 이미지가 등장했는데, 이번에도 피자 재료를 활용한 이미지를 넣었다. 이들은 2017년부터 책에 등장한 다양한 사진을 선보이는 갤러리까지 오픈하여 라스베이거스, 뉴 오를레앙, 시애틀에서 전시를 이어나가고 있다. 본래 모든 새로운 것의 시작은 호기심과 모험에서부터 출발하는 것!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음식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연구했다고 하는데, 이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모더니스트 퀴진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3권으로 구성된 <모더니스트 피자> The Cooking Lab Publishing, 2021년 10월 출간.

 

 

3권으로 구성된 <모더니스트 피자> The Cooking Lab Publishing, 2021년 10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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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애(롯데백화점 아트비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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