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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해서 더 행복하다... 가을 템플스테이

입력 : 
2015-10-09 13:3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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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갑사가 있는 영암 월출산 일대 전경 <사진제공=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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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평 용문사 <사진제공=관광공사>
리미티드 에디션 ‘투어홀릭(Tourholic)’편이다. 칼럼 연재 후 가장 저렴한 투어. 비용? 1만원짜리 한장이다. 싼 게 비지떡 아니냐고? 천만에다. 코스도 알차다. 메인은 마음 가득 채워주는 템플스테이 1박2일. 아, 여기에 이 가을 단풍 양념을 톡톡 쳐 드린다. 이 만원의 힐링 투어, 다시 말씀드리지만 한정판이다. 기간(?)은 19일부터 11월1일까지 ‘가을 관광주간’. 전용 예약 페이지(fall.templestay.com)를 통해 선착순 1만 명만 모신다. 볼 것 없다. 달려가시라. ◇ 이 가을, 기차게 놀자…월출산 도갑사

정신도, 몸도, 모두 허한 분을 위한 특별 코스다. 허한 정신은 템플스테이로, 맥빠진 몸은 월출산 ‘기(氣)’로 제대로 보충받는다. 소백산맥 끝자락, 영암 월출산(809m). 전국에선 기가 가장 세다고 알려진 곳이다. 오죽하면 조선 지리학자인 이중환이 ‘택리지’에 ‘화승조천(火乘朝天·아침 하늘에 불꽃처럼 기를 내뿜는 기상)’이라 썼을까. 월출산은 악산이다. 그만큼 바위가 많다. 사실 영암이란 지명도 악산을 칭하는 의미다.

일단 기부터 받자. 월출산 자락엔 기받는 길이 따로 조성돼 있다. 이름하여 ‘기찬묏길’. 가을 단풍 속살을 보며 편히 걷는 둘레길이라 평소에도 트레킹족들의 메카로 통한다. 구간은 총 다섯개. 40㎞나 되니, 꽤나 길다. 이 중에서도 기가 제대로 뿜어나오는 길은 제 1구간. 탑동소공원에서 월출산 기찬랜드까지의 6.7㎞ 루트다. 기 받는 트레킹을 끝낸 뒤 방점은 기찬랜드 온천으로 찍는다. 이 주변 암석은 묘하게 몸에 좋은 기운이 절로 뿜어져 나온다는 맥반석. 월출산 계곡의 스파와 함께 기체험 센터까지 따로 마련돼 있으니 제대로 힐링 나고 나오시면 된다.

몸의 기를 단단히 채웠다면 다음은 정신의 기를 채워넣을 차례. 볼 것 없다. 도갑사로 뛰어가시라. 월출산 자락의 대표 사찰 답게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의 테마가 ‘기(氣)차게 놀자’다. 연 4회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기를 받는 월출산 산행과 함께 행복충전놀이로 구성된다. 영화 ‘달마야 놀자’에서 처럼 스님들과 한판 놀기 게임을 벌이는 ‘노는 게 제일 좋아’프로그램도 인기.

잊을 뻔 했다. 정신, 몸 외에 또하나 빠진 원기. 무조건 갈낙탕이다. 원기를 보충해 주는 영남 겨울 별미인데, 탱글탱글한 낙지가 명불허전인 독천 낙지마을이 맛 기행 포인트. 맛 어떠냐고? 기차다.

▶ 도갑사 템플스테이 즐기는 Tip = 여행 문의는 영암군청문화관광과. (061)470-2255. 도갑사 템플스테이 정보는 홈페이지(dogapsa.org) 참고. (061)473-5122

◇ 세상에서 가장 비싼 템플…양평 용문사

대박이다. 로또다. 양평 용문사 템플스테이를 이기간 1만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이건 그야말로 ‘천운’이다. 왜냐고? 놀랍게, 이곳, 용문사 전국에서 가장 비싼 몸값의 가을 명물을 가지고 있어서다. 이 명물이 다름아닌 은행나무. 용문사 대웅전 바로 앞, 바로 그 나무다. 다섯 그루의 은행나무가 절묘하게 서로를 감싸고 하늘로 뻗어있다. 높이만 42m, 가장 굵은 둘레는 성인 7명이 팔로 감아 둘러쌀 정도인 14m나 된다. 천연기념물 30호인 이 나무의 나이는 1500살 정도. 정미의병 때 왜군이 이 사찰을 불태웠을 때도 이 나무만 살아서 천왕목(天王木)이라 불렸고 조선 세종때는 정3품 벼슬인 ‘당상직첩’을 하사 받기도 한 명목이다. 가장 놀라운 건 이 나무의 몸값. 대한민국 가치 대발견이라는 한 공중파 프로그램에선 이 영물이 향후 200년 정도를 더 산다고 가정했을 때, 그 가치가 무려 1조66884억원에 달한다고 결론을 내린 거다.

그러니, 이 용문사, 의기양양 할 수 밖에. 실제로 소위 ‘기도빨’도 영험하다고 소문이 나 있다. 용문사라는 절은 전국에 3개가 있다. 경북 예천, 경남 남해와 이곳, 묘하게 딱 3곳이 있는데, 위치상으로 양평 용문사가 용의 머리에 해당하니, 기도빨, 빼어날 수 밖에 없을 터. ‘미륵의 지혜’라는 ‘미지산(彌智山)’이라는 애칭도 그래서 나온 것이다.

당연히 이곳 템플스테이, 가을엔 줄서야 할 정도. 체험형과 휴식형으로 나뉜다. 휴식형은 주중, 주말에는 체험형 템플스테이를 즐기면 된다. 저녁 예불을 마친 후 스님과의 차담 시간도 독특한데, 일대일 면담이 아니라 템플스테이 참가자 전원이 모여 대화를 하고, 고민 푸는 형태다.

이 템플스테이의 하이라이트는 이 용문사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은행열매를 엮어 휴대폰 고리를 만드는 프로그램. 몸값이 1조6000억원을 웃도는 은행나무, 거기서 떨어진 열매로 만든 휴대폰 고리니, 이거 제대로 값 따지면 천문학적일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본전 뽑는다.

▶ 용문사 템플스테이 즐기는 Tip = 혼자서 자아 에너지를 채울 수 있는 대표적 템플스테이. 새벽 예불, 건강 챙김 108배, 타종 체험, 스님과의 차담, 뽕잎 밥 체험 등 상시 운영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은행나무 참선, 산길 명상, 건강 요가 등의 프로그램이 최근 추가됐다. 주말에만 운영. (031)775-5797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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