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休·食… 그곳에서 새로운 활력을 얻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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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템플스테이
자유롭게 진정한 휴식 즐기는 ‘휴식형’… 사찰음식 배우고 섬 답사하는 ‘체험형’
선무도 수련 가능한 ‘수행형’ 등 프로그램 다양

비구니 사찰로 유명한 경남 산청 대원사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사찰 텃밭에서 배추를 뽑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 제공
비구니 사찰로 유명한 경남 산청 대원사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사찰 텃밭에서 배추를 뽑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 제공
사찰을 중심으로 한 불교 전통문화 체험인 템플스테이를 찾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몸의 피로를 푸는 것만이 아니라 심리적 휴식에 대한 갈망이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템플스테이는 한일 월드컵이 열린 2002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고자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사업으로 시작돼 올해로 12년째 운영 중이다. 그 사이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사찰은 2002년 33곳에서 지난해 말 기준 110곳으로 늘었고, 누적 참가자 수도 124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타 종교인의 참가 비율이 매년 30∼40%에 이를 정도로 확산되면서 사찰별로 단순한 불교체험 차원이 아닌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템플스테이는 크게 휴식형과 체험형, 수행형 3가지로 분류된다. 휴식형은 연중 가능하며 예불·공양시간만 따르면 편히 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체험형은 템플스테이와 함께 사찰 음식체험, 지역문화 체험, 야외 단체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수행형은 참선과 명상 위주의 프로그램이다. 가족이 함께 즐기는 가족형,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한문 학당형, 인터넷중독 청소년 치료형, 외국인 스님에게 배우는 영어 프로그램형도 있다.

전남 해남의 미황사 가족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북을 치며 즐거워 하고 있다.
전남 해남의 미황사 가족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북을 치며 즐거워 하고 있다.
경기 평택시 포승읍에 있는 수도사 템플스테이는 불교문화의 한 맥을 이어온 전통 사찰음식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해 눈길을 끈다. 매월 둘째, 넷째 주 주말에 진행되는 사찰음식 프로그램은 봄에는 봄나물, 여름 각종 냉국 만들기, 가을 두부 만들기, 겨울 메주콩 삶기 등이 진행된다.

지역 문화유산을 즐길 수 있는 템플스테이도 있다. 충남 예산 수덕사의 경우 사찰 주변에 화가 나혜석의 이야기가 담긴 ‘수덕여관’과 국보 84호인 ‘서산마애삼존불상’이 있어 둘러볼 수 있다. 전남 강진 백련사의 남도기행 템플스테이는 소설가 임철우의 장편소설 ‘그 섬에 가고 싶다’의 배경이 된 약산과 생일도를 답사하는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예비 엄마, 아빠라면 태교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주목해보자. 경기 화성시의 용주사는 매주 토요일마다 ‘부부가 함께하는 태교 명상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태아에게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는 ‘숲 태교’와 유사하다.

참선과 선무도 수행을 원한다면 무술 하는 스님들로 유명한 경주 골굴사를 추천한다. 장기입산 수행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유일하게 사찰에서 공식적으로 선무도를 수련할 수 있다. 골굴사에선 물구나무서기로 수련장 앞 계단을 내려오는 스님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가장 규모가 큰 템플스테이 사찰 중 하나인 전북 김제 금산사는 참선, 스님과의 대화, 108 염주 만들기 등으로 이뤄진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한다.

한편 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은 5월 연휴를 맞아 1일부터 11일까지 가족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원 플러스 원’ 이벤트를 진행한다. 낙산사 백담사 등 13개 사찰에서 진행하며 부모만 참가비를 내면 자녀들은 무료로 템플스테이에 참여할 수 있다. 무료 혜택은 유아부터 고등학생 자녀까지 가능하다. 이벤트에 참여한 가족에게는 6월 중 가족 인원 수에 맞춰 무료 체험권을 발송한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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